Chanje Park

나와 사업에 대한 생각들

새로운 판을 만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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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휴대폰을 선택할 때의 기준이 ‘벨소리가 64화음을 지원하냐’인 때가 있었다. 지금 와서는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그 때는 휴대폰을 선택할 때 꽤 중요한 기준이었고, 모든 제조사가 어떻게 더 실제와 비슷한 사운드 경험을 만들 수 있을 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나왔다. 기존 피처폰의 제한된 아키텍처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능과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려 하던 시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WIPI가 만든 그들만의 룰에 CP로 들어가 게임을 출시할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된지도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다.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도 더 이상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5년, 10년 뒤에는 어느 유머 사이트에서 깔깔거리며 비웃는 농담거리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애초에 사고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화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우리가 그 판을 만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에 하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주 가까이 있는 두 개념을 잇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해결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산업의 문제들에도 적용 될 것이다. 업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다양한 상품과 커뮤니케이션 문법이 존재하고 있지만, 지금 이 시장에서 불합리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워 보이는 고민들은, 피처폰이 가지고 있던 ’64화음’ 솔루션처럼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땐 정말 별 거 아닌 고민이었다고 웃어 넘길 수 있는 때가 분명히 올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시장을 선도하고, 차별화된, 판을 뒤엎는 인프라를 제공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Written by Chanje Park

June 12th, 2021 at 11:5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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