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je Park

나와 사업에 대한 생각들

Archive for March, 2022

크리에이터와 NFT에 대한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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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NFTs | OpenSea
대표적인 NFT Marketplace인 Opensea

몇달 전부터 크립토는 잘 몰라도 NFT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이 글을 써야 할까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글을 보기 전에 아래 영상을 한번 간략하게라도 훑어보셨으면 한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다.

NFT의 잠재력과 가치, 효용성을 부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적어도 크리에이터와 NFT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주제라 생각한다. 게다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며 본인의 IP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 본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과연 NFT의 진정한 가치희소성이라면, 과연 그 희소성이 크리에이터들의 ‘팬’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가? 에 대한 마땅한 답을 (적어도 나는)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희소함’이라는 가치는 누구나 바라고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에서 ‘희소성’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는 ‘나만의 것’ 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팬덤’이라는 단어 또한 나도 좋아하고, 너도 좋아하는 ‘공통의 집합’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콘텐츠를 ‘희소함’에 의해 뺏기게 된다면, 과연 크리에이터로서의 가치가 지속될 수 있을까?

또한 우리는 NFT를 구매하거나 화이트리스트를 따는 사람이 정말 ‘팬’인지 ‘투자자’인지를 구별할 수 없다. ‘팬’은 크리에이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구매하고, ‘투자자’는 NFT로 자신의 재산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구매한다. 연예인들의 콘서트에서 티켓팅할 때 발생하는 매점매석과 (정가에 구매할 수 없고, 비싼 값을 들여야 살 수 있으며, 그 차익만큼은 ‘팬’이 가지는 게 아닌 ‘투자자’가 가진다는 점에서)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매점매석을 사회에서는 왜 터부시할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NFT 그 자체로 인기가 생기고 유명해진 크리에이터라면 몰라도, 기존의 크리에이터들이 NFT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일시적인 것에 그치고, 오히려 크리에이터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NFT가 주장하는 권리에 대한 비용을 시세에 맞춰 지불했는데 내가 기대한 만큼의 가치를 얻지 못하거나 (즉, 제공하는 가치 + 시세차익 < 0), 심지어 투자의 목적으로 구매했는데 내가 기대한 만큼의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부처가 아닌 이상 비난과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비난과 불만은 결국 크리에이터가 쌓아둔 이미지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이미지를 쌓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래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NFT를 도입해야 할 지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따라서 지금으로써는 NFT가 과연 크리에이터들에게 일시적 수익 이외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에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까닭이다. 인터넷에 남겨진 흔적은 쉬이 지우기가 어렵고, 주홍 글씨는 오래 남아 그들을 끊임없이 괴롭힐 수도 있다.

YouTube나 Twitter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유수의 브랜드들이 NFT를 도입하지 않냐 하고 물어보신다면, 사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인’ 기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NFT 기능을 도입하더라도 강제가 아닌 선택적인 기능(opt-in feature) 이고, 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기존 제품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부분이다. 특히나 상장사는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트렌드에 올라타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하는 뇌피셜을 굴려본다. (그리고 사실 구현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NFT의 잠재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NFT가 쓰일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NFT 판이 흘러가는 상황은 ICO 붐 때를 떠올리게 한다. STO도 그렇고, 디파이 때도 그랬지만,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적어도 크리에이터 산업에 득보다는 실이 많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우려될 뿐이다.

혹시나 찬 물을 뿌리게 된 것이 아닌가 마음이 무겁지만, 물론 시장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 갈 것이기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가치들이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NFT 시장을 부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어떤 방향으로 흐르든 기존의 팬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 크리에이터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기술을 앞세워 고객에게 욕구를 강요하지 말자. 뛰어난 기술만으로는 없던 고객의 욕구가 생겨나지 않는다.

Disclaimer: 이 글은 제가 속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지 않으며,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Written by Chanje Park

March 25th, 2022 at 7: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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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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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많은 걸 가지고 있어도, 아직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갈증과 부러움이 생기는 것은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감정인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것, 요즘 뜨고 너무나 잘 되고 있는 것, 힙하고 좋아보이는 문화, 복지와 분위기.

내가 가지지 못한 것, 새로운 것이라면 눈길이 가고, 끌리고 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것들의 이면에는 그들을 용인해준 사회와 제반 환경, 수많은 고민들을 통해 나온 인사이트와 영감, 그리고 나에게는 없는 약간의 운이 뒤섞여 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쉽게 간과한다.

예를 들자면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이 작은 스타트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최고의 인재 밀도와 미국의 유연한 근로 환경에서 만들어 진 문화를 스타트업에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사람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경력과 뛰어난 언변, 적합한 스킬셋을 보유한 인재가 꼭 우리에게 맞는 솔루션인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수능과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세대이다. 나만의 답을 찾으려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였고,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빠르게 풀어내는지가 중요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남들이 시키는 대로, 주어진 대로의 인생을 사느라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남들이 풀어놓은 이미 검증되어 있는 답을 그대로 따라 간다면 아마 스트레스도 덜하고 편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닦아놓은 반듯한 길을 보면서 우리는 부러워 하고 존경의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그 길을 그대로 따라 가서는 절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만의 답을 찾아야 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Written by Chanje Park

March 16th, 2022 at 2:1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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