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je Park

나와 사업에 대한 생각들

창업자의 그릇

without comments

우리가 정말 맛있는 뷔페에 왔다고 생각해 보자. 산해진미가 가득한 메뉴들을 보면서 이것저것 맛있는 건 죄다 담고 싶지만, 그릇이 작다면 그럴 수 없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은 내가 가진 그릇의 크기로 한정된다. 음식의 종류도 중요하다. 평평한 접시에는 음료나 스프같은 것을 담기 어렵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릇에 적합한 담기 좋은 음식을 고르게 된다.

기업을 운영하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창업자인 내가 가진 그릇을 키워야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회사의 크기는 창업자가 가진 그릇의 크기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좋은 기회와 뛰어난 동료들, 큰 규모의 투자가 잠시나마 회사에 머물 수 있겠지만, 결국은 내가 가진 그릇만큼만 먹을 수 있는 게 세상의 이치다. 분수에 안맞게 받았다고 해도 내가 가진 그릇의 크기만큼만 남고 다 떨어져 나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창업자가 아는 만큼 상대가 가진 역량과 숨겨진 기회가 보이고, 내가 이해한 만큼만 맡길 수 있다.

이 그릇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를 경영하면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실패하는 일은 빈번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밖에 없는 경험들 – 이른 바 lessons learned 이라 불리는 – 이 가장 효과적이다. 내가 가진 배포와 포용성 같은 초기 기질도 multiplier로서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다. 조금이라도 배우려고 하는 자세는 기본이다.

회사의 체급과 문화를 인위적으로 불리는 건 쉽지 않다. 너무 급하게 먹다 보면 체하고 게워내게 되듯이, 다 시간을 들여 조금씩 천천히 키워야 하는 것 같다. 인내와 축적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을 때 내 그릇은 조금씩 커지게 된다. 근육과 같이 내가 키우고 싶다고 해서 단기간에 커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닌 것이다.

물론 outlier인 케이스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범인(凡人)인 지라 그들이 부럽고 대단해 보여서 조바심에 휘둘릴 때도 있다. 그러나 달리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내 페이스대로 우직하게 걸어갈 수 밖에 없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인생도 사업도 마라톤이라 여기고 열심히 뛰어야지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누군가는 이런 내 스타일을 답답해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가능한 오랫동안 우리 회사의 사업이 사회에 기여하고, 더 많은 고객들에게 크리에이터로서의 또 다른 커리어의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

Written by Chanje Park

May 17th, 2022 at 5:21 am

Posted in 미분류

Leave a Reply